아는 친구가 같이하자고 해 깔아본 피크민, 뭔가 했다. 닌텐도에서 나온 거라고 해서 나는 동물의 숲 같은 귀염귀염한 것들을 생각했는데... 처음 피크민을 봤을 땐 외계인인가? 생각했다. 아마 꽃을 재배하고 하니 뿌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엔 캐릭터 때문에 진짜 하기 싫었지만 나름의 보람이 있다고 계속해보라고 해 며칠동안 계속해 봤다. 사실한다는 자체가 없다. 그냥 걷는 걸 측정해 조금씩 레벨업을 해가는 과정이다. 진정한 동물의 숲 같기도 하다.
그렇게 하다보니 캐릭터들도 정감이 가기 시작했다. 초반에 레벨업을 할 때마다 다른 색의 피크민이 나와서 이거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매번 무슨 이벤트를 만들어내는지 피크민에 봉지도 씌워놓고 하는 게 뭔가 좀 더 가지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지난주 주말엔 굳이 걸어봤다. 레벨업도 하고싶었고 미션에 대한 보상도 받아야 했으니까. 몰랐는데 이렇게 걸으니 최근 우울했던 일도 아무것도 아니게 되고 마음이 안정되었다. 큰 공원을 걷고 싶어서 간 빈홈 공원, 아파트만 1만 세대로 공원은 한 바퀴를 크게 돌면 약 2km 정도다. 워치를 이용해 측정했을 때 그 정도였다. 한 바퀴 돌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여유에 다시 한번 놀랐다. 간간이 들려오는 한국 노래, 로제의 APT 신나게 속으로 따라 부르며 걸어봤다.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보이고 즐거워 보였다. 우울했던 날들이 조금씩 괜찮아졌다. 보면서 이렇게 소소한 행복이 있는데 나는 왜 최근에 내 욕심 때문에 행복하지 못했나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이 들게 하는 산책이었다. 공원의 끝 편에서 호찌민 1군을 보니 강과 조명이 잘 어우러져 마음이 트이는 것도 같았다. 잊고 있었던 장면이었는데 아 맞다 여기서 이렇게 1군 보면 참 이뻤지라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피크민이 좋은게 몇 보를 걸으면 보상이 있고, 피크민이 자라고, 레벨업을 하게 된다. 피크민을 시켜 열매도 가져오게 하고 레벨이 오르면 버섯을 처리할 수도 있는데 그에 따른 보상도 있고 뭔가 계속하게 된다. 결론은 계속 걷게 된다.
오늘 안 사실은 피크민과 애정도가 높으면 피크민이 뭔가를 스스로 꾸밀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소소한 기대가 된다. 열매를 가져오라고 시킬 땐 엄마의 마음도 좀 들기도 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느낀 건 피크민은 그렇게 재밌지는 않다. 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내가 굳이 움직여서 걷게 하고 걸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그에 따른 보상도 받으며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소소한 힐링을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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